에브리데이 잼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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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데이 잼잼-1

아침은 일어나기가 항상 힘들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겨울날에는. 침대를 탈출하기 싫지만 일어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1분 간격으로 울리는 알람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곤 한다. 학교를 안가서 이미 깨져버린지 오래인 바이오리듬을 다시 깨서 아침 9시에 일어나는 것은 나에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침밥도 거르고 찾아간 곳은 바로 운전면허학원. 오늘은 5번째 기능시험이 있는 날이다. 말해뭐해 망했다. 이제 학원에서 나는 기능시험 장수생으로 이미 유명해졌다. 이렇게 유명해지길 바란건 아닌데... 운전학원을 나오면서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당연히 학교를 늦게 오는 나를(점심은 학교에서 신청해서 먹는다.) 재촉하는 전화라고 생각했지만, 점심시간이 평소보다 40분 당겨졌다는 전화였다. 아이고... 또 망했다. 무슨 수로 센텀에서 동래까지 20분만에 간단말인가. 전화를 끊고 순간 엄청난 짜증이 내 뒷목을 꾹 눌렀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는 짜증이 나면 머리와 목 부분이 당긴다. 아무튼 '오늘 하루는 왜 이렇게 일진이 사나울까?'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더 세게 잡아당겼다. 그러다 다시 생각해보니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는 결국 소설 끝에서 불운에 맞닥뜨리지 않았던가. 오늘 나는 '운수 나쁜 날'의 주인공이 되어 아주 큰 행운이 하나 올 것이라 믿었다. '오늘 저녁 수영이 너무 잘되는거 아니야?'라는 마지막 희망으로 수영장을 갔지만, 뭐 딱히...? 평소보다 물을 더 먹었음 더 먹었지 적게 먹은 것 같지는 않았다. 수영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큰 행운 따위는 없나 싶었지만, 그저께 비가 와서 일찍 문을 닫는 바람에 못먹었던 토스트 집에 불이 켜져 있는걸 확인했다. 이게 행운인가 보다. 김첨지에겐 설렁탕같은 존재가 현대화를 거쳐 토스트가 된건가? 아무튼 토스트를 사서 집으로 가는 길을 나는 인력거를 끄는 김첨지처럼 힘차게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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